☞ 문학 쉼터 ˚♡。ㅡ/┌ 詩,사랑,그림

나의 사랑스런 수채화정원

헬렌의 전화영어 2008. 9. 17. 08:32

              수채화 정원

 

창밖으로 보이는 나의 뒷뜰은 너무 정겨워 눈물이 난다.

작은 연못에는 배가 볼록한 엄마와 아기고기들이 떼지어 다니며

먹이를 찾는다.

물이 흐르도록 작은  계곡을 창가에 만들었다.

 밤이나 낮이나 졸졸 흐르는 시냇물소리

그 옛날 캠핑하던 설악산 계곡을 연상하며

오늘도 하염없이 흐르는 물을 바라본다.

 

잔디 사이사이로 비치는 짙은 가을볕은

 수채화를 가르쳐주던 소박한 교수의 그림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 봄에 홈디포에서 사다심은 갖가지빛깔의 장미들이

허리케인 아이크가 몰고온 비바람에 다시 봄인 줄 착각하고

활짝피어 향기를 풍긴다.

 

진주홍빛, 연분홍,백장미,노란장미,붉은 장미, 연주황의 장미꽃들과

세워놓은 대를 따라 올라가는 흰 박꽃이 고향의 초가집을

그립게 한다.

칸나도 짙은 원색옷을 입고 고고하게 자태를 뽑내고

릴리, 칼라꽃도 우아하고 도도한 모습으로 유혹한다.

 

수련과 물양귀비는 연못속에서 섬세한 잎을 그려내고,

나의 뒷뜰은 일년내내 다른 수채화 한폭을 그린다.

아이크가 남기고 간 엷은 바람줄기가 잎들을 살랑살랑 건드리니

생동감마저 담아 살아있는 그림이 된다.

무화과그늘이 연못위를 드리우니 땡볕에도

우리 집 금붕어는 시원하게 지낸다.

 

텍사스의 무더위도 피칸나무의 큰 그늘에는 맥을 못춘다.

로즈마리,민트,레몬밤, 들깨,할로피뇨,호박, 오이, 알로에, 살구, 복숭아, 감나무

사과나무, 자두, 포도, 자목련...

넓다란 토란잎까지 사랑스런 나의 가족들이다.

어느 한가한 가을 날 캔버스를 꺼내어

이 아이들을 모두 기억의 숲에 담아놔야지.

이 곳을 떠나도 언제까지나 내 가슴속의 고향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