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이 곳에 왜 있는가?
요즘은 미국속에 푹 잠겨들어 블러그에 들어와 시를 감상할 시간도 없다.
엊그제는 외계에 다녀왔다.
아니 먼 외국에 다녀온 느낌이다.
노인들을 돌보는 일로 올인하고 있는 요즘, 많은 사람들의 미국 생활을 보고 듣고
깊이 관찰하면서 느끼는 생소한 감정이다.
얼마 전 아시안노인들이 미국에서 가장 소외된 삶을 산다는 뉴스가 있었다.
나 또한 그를 절감하던 중이었다 .
20-30년 전 이런 저런 사연으로 미국에 오신 분들,
한국에서도 배움이 많지 않은 그 분들은 역사의 소용돌이속에 용케 빠져나와
그 당시 풍요와 부의 상징이던 미국이란 나라에 정착했다.
가장 낮은 곳에서 ,말 한마디 배우지 못하고 수십년을 살아오시면서도
고국의 어려운 모습 가난한 모습이 싫어 돌아가려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았다.
어떤 분은 여자 홀 몸으로 청소, 세탁, 요리, 떡장사등 몸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해가며
남의 나라에서 자식들을 훌륭히 키워내셨다.
이제 아이들이 40-50대 중년이 되고 자신은 인생의 황혼에 접어들어 나라에서 주는 연금이 효자라며
잘 사는 나라의 복지를 누리고 만족해 하신다.
그러나 영원히 자존심을 상해하는 것은 입이 있으나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발이 있으나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은 영원히 풀 수 없는 숙제이고, 먹고 살기 바쁜 자식들은
자신들을 필요한 곳에 데려다 주지 못한다.
그래도 교회가 있어 그들의 사회생활을 일부 담당해주고, 노인회가 가끔은 그들을
데려다 모임에 참가하도록 해준다.
그나마 할 수 없도록 고립된 분들은 외따로 떨어진 절해 고도에 사는 사람처럼
소외되고 외로움에 치를 떤다.
한국을 떠나온 지 삼십년 된 할아버지는 한국에 여전히 가족이 있으나 한번도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한국의 지독한 가난과 일자리도 없는 곳에서
다시 치열한 생존경쟁을 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요즘 그 분들과 대화를 하며 그 분들이 얼마나 세상과 동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는 지,
가끔은 내가 먼 먼 외계에 다녀온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게다가 가족도 없고 치매까지 걸린 중국할아버지를 만나고 온 날,
나도 기억상실증 환자가 되어 어디로 가야하나하고 먼 하늘을 바라보는 순간 ,
엊그제까지의 모든 일들이 먼 먼 엤날의 일로 머리속에서 모두 지워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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