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고난 천재와 전형적인 노력형 두 초등학생 피아니스트가 서로를 부러워하며 이해해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천재와 노력파의 구도라는 점에서 최근 한창 인기를 얻고 있는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와 정명환 캐릭터와 비슷하다.
‘피아노의 숲’은 이시키 마고토의 동명 만화를 극장용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원작은 일본에서만 35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이며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몬스터’ 등을 만든 고지마 마사유키가 연출했으며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매드하우스가 제작했다.
도쿄에서 시골로 이사온 아마미야는 학교 말썽꾼들의 텃세에 시달리다 인근 숲에서 흘러나오는 피아노 소리를 듣는다. 꼭 유령이 나올 듯한 음침한 숲에는 실제 고장난 피아노가 한 대 있다. 이 피아노를 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말썽꾸러기 카이다. 카이는 집도 가난하고 수업도 자주 빼먹지만 한 번 들은 음은 잊지 않는 천재적 음감을 지녔다. 아마미야는 카이의 능력을 부러워하지만 오히려 카이는 아마미야의 환경을 동경한다.
결국 둘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되고 피아노콩쿠르에 함께 나가기로 한다.
‘피아노의 숲’은 애니메이션의 감성을 최대한 살렸다. 조금은 투박해 보이는 심플한 그림체가 오히려 어린이들의 꿈과 우정을 풀어놓는 스토리와 잘 어울린다.
특히 수채화처럼 아늑한 느낌의 피아노 숲은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과 어우러져 신비함을 더한다. 애니메이션임에도 웬만한 실사 음악 영화 못지않은 감동을 준다. 거장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아시케나지가 극중 등장하는 피아노 곡들을 연주했다. 30일 개봉.
이성대 기자karis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