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로부터 요즈음 자주 받는 질문 중 대표적인 것은 이자율이 자꾸 오르는데 재융자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이들 대부분은 3~4년 전 이자율이 낮았던 시절에 대개 3/1 ARM이나 5/1 ARM 등 변동금리 상품으로 융자를 얻었던 분들입니다.
3/1 ARM은 초기 3년간, 5/1 ARM은 초기 5년 동안 매우 낮은 고정금리로 확정하되, 그 기간이 종료되고 나면 약속한 기준에 따라 이자율이 변동되는 상품을 말합니다. 당시 4%대의 낮은 이자율로 재미를 본 분들이 자꾸 이자율이 높아짐에 따라 앞으로 7~8% 등의 높은 이자율을 부담하게 될 때가 곧 오게 될 것이라 믿기 때문에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3년 전 주택구입시 4.5%의 이자율로 5/1 ARM을 선택했던 홍길동씨는 앞으로 2년 후에 초기 5년간의 저금리 혜택이 끝나고 본격적인 이자율 조정이 될 것이라 생각하니 걱정이 앞섭니다. 5/1 ARM의 가장 흔한 Index가 LIBOR(라이보)라고 하는 것이고, 여기에 은행의 이윤 2.25%를 붙인 것이 6년째 되는 2008년의 이자율이 되는데, 2006년 3월말 현재의 LIBOR 금리만 봐도 5.25%인데 여기에 2.25%의 은행 이윤을 더하면 7.5%가 홍길동씨의 이자율이 된다는 이야기 입니다.
결국 앞으로 2년간 이자율이 전혀 오르지 않는다 가정해도 홍길동씨는 2008년부터는 7.5%의 이자율을 부담하게 되는 셈입니다. 결국 현재 30년 고정금리가 6.25%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차라리 지금이라도 재융자를 해서 미리 6% 수준에서 금리를 묶어 놓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앞으로도 남은 2년간은 4.5%만 내도 되니까 더 기다렸다가 나중에 상황을 보고 결정하는 것이 나을지 어려운 선택의 순간에 와 있는 것이지요.
그럼 내가 재융자를 하는 것이 좋을지, 한다면 언제 하는 것이 좋은지 등에 대해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 최소한 다음 네 가지를 미리 파악하고 있어야 하겠습니다.
• 현재 부담하고 있는 모기지 융자의 이자율과 융자잔액은 얼마인가? • 새로 융자를 얻게 된다면 가능한 이자율은 얼마인가? • 재융자시 소요될 클로징 비용 등은 대략 얼마인가? • 현재 집에서 앞으로 얼마나 더 거주할 계획인가?
위에 대한 기본 정보가 수집된 이후에 재융자 여부를 결정하면 되는데, 일반적인 기준으로 재융자를 적극 검토해야 할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현재 부담하고 있는 이자율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매우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현재 부담하고 있는 이자율이 현 시장금리보다 많이 높다면 재융자로 월상환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자신의 현재 이자율과 시장금리가 1.0%~1.5% 이상 차이가 날 경우라면 심각히 고려해 봐야 합니다. 특히 앞서 설명한 것처럼 3~4년 전 변동금리를 채택했던 소비자가 앞으로도 현재의 집에서 5년 이상 더 거주할 계획이라면 차라리 지금 재융자를 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이자율이 내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기 때문입니다.
2) 주택가격이 올라서 부채비율이 현저히 낮아지는 경우
최초 융자를 얻었을 때에 비해 집값이 많이 올랐거나, 원금을 많이 상환해서 총부채비율(LTV)이 현저히 낮아졌다면 재융자로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초 10%만 다운페이하고 90%를 빌려 PMI(모기지 보험)까지 내고 있는데 주택가격이 많이 올랐다면, 현재의 집값대비 융자잔액 비율(LTV)이 80% 미만으로 내려갔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재융자를 하면 PMI를 내지 않아도 되므로 상당한 금액의 지출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3) 융자상환기간이 지나치게 오래되어 세금혜택이 적을 경우
모기지 융자의 이자 상환에 사용되는 금액은 세금혜택을 볼 수 있는데, 융자를 얻은 지 15년 또는 그 이상 아주 오래된 경우라면 월상환액에 담긴 이자의 비율이 낮아지게 됩니다. 모기지 융자의 특성상 세월이 지날수록 원금의 비율이 높아지고 이자의 비율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 15년간 매월 $1,000씩 갚아온 사람의 경우, 재융자를 하고 나서도 같은 $1,000씩 매월 상환을 한다 할 지라도 그 중에서 차지하는 이자의 금액이 훨씬 많으므로 더 많은 세금혜택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재융자 의사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거주기간입니다. 이자율에서 아무리 큰 이득을 볼 수 있다 하더라도 오래지 않아 이사를 갈 것이라면 굳이 재융자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재융자에도 막대한 클로징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지요. 클로징 비용을 쓰는 것에 비교하여 최소 얼마나 더 거주해야 이득이 되는지를 꼼꼼히 따져본 후 재융자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또한 현재 대출금액을 조기 상환할 때 부과되는 페널티가 없는지도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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