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낙엽을 긁어모아
한 귀퉁이에 쌓아놓고 겨울이 올 때까지 조금씩 태운다.
타고 남은 재는 화단의 거름이 되고, 낙엽을 태우는 내내 상념에 젖을 수 있어 좋다.
올해는 여름이 뜨거웠고
싸늘한 가을의 바람이 나뭇잎을 예쁘게 물들여
텍사스도 이렇게 단풍이 예쁜 줄 미처 몰랐기에 더욱 더 가을을 느낀다
이 곳 사람들은 .
잘 가꾼 잔디에 낙엽이 떨어지면 사람들은 쓸어 버릴 마음에 정취를 느낄 새가 없다.
낙엽을 쓸고 있는 사람들을 볼때마다 아쉽고 아스팔트위에 구르는 낙엽이
까만 자루에 담기는 게 아까워 안타깝게 바라본다.
우리집 뒷뜰은 가을 숲속같다.
무화과와 높다란 플라타나스, 피칸나무등에서 떨어진 나뭇잎들을 잔디위에 고스란히
남겨두었기에 뜰은 더 넓어보이고 커피 한잔을 들고 나가면 숲속에 들어선 느낌이 든다.
한 귀퉁이에 심어두었던 노란 국화가 이제는 밭을 이루고
지난 여름 한바탕 축제를 끝낸 장미들도 다시 만개해 화려한 색들 내뿜고 있다.
난초가 중앙에서 하얀 꿏을 피우고,노오란 단풍이 가세해 고상한 빛을 내며 가을 햇볕에
반짝인다.
여름보다 화려하고, 우아하고 고즈녁한 품위를 지닌 가을 뜨락이다.
색깔이 튀지도 않고 서로를 아우르며 차분하게 감싸는 자연의 조화는
우리에게 그렇게 살아야 함을 말없이 가르친다.
화려한 장미조차도 조금도 잘난 체 하지 않고 그 아름다움을 주위에 흩뿌려
함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