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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딩 티켓을 처리하는 법

헬렌의 전화영어 2008. 9. 22. 22:15

 

 

며칠 전 19마일 오버 스피딩 티켓을 받았다.

미국온 지 10년 동안 한번도 떼지 않던 교통위반 티켓을 받고나니 그동안 참 운도 좋았지 싶다.

 10년동안 어찌 과속을 안했을 거며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겠나,

친구네 식당에서 포도주를 두잔 마시고 한시간 이상 이야기하다 40분 걸려 돌아오는 길에 음주단속에 걸렸다.

 

집근처에 다와가며 3차선에서 일차선으로 들어서는데 깜박이를 안켠 것이다. 밤 늦은 시간에는 거의가 술을 마신다는 통계가 있는 것도 모르고, 숨어있던 경찰 눈에는 그것이 위험할 정도로 만취해 길을 지그재그로 가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때 그걸 감지했더라면 집이 바로 앞이라 차선을 급히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을텐데, 나중에서야 알았다.

 

 어쨋든 나오라고 해서 측정기를 불고, 팔을 올리고 직선으로 걷는 시험, 후레쉬를 눈에 비추고 눈알을 불빛따라돌리는 테스트등 모두 받고 음주측정량이 텍사스 기준치인 0.8보다 적게 나와 체포는 면했다.

잡거나 티켓을 발부할 명목이 없어진 그들은 내게 차를 그 자리에 두고 가족에게 전화해 귀가하고 아침에 찾아가란다.여기서는 경찰은 일차 법집행자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미국에 처음온 한인들이 한국처럼 생각하고 경찰에게 촌지를 건네다 체포되고 더 큰 벌을 받은 얘기는 유명하다.

그들에게는 긍지가 있고, 법을 수행한다는 강한 의지가 보여 좋다.

그 밤중에 흐트러지지않은 모습으로 법질서를 어기는 시민에게 법을 집행하는 젊은이들을 보며 얼마나 마음이 즐거웠는지 모른다.

한국에서 교통위반으로 걸리면 우선 비굴하게 봐달라고 변명을 하고 ,높은 곳에 있는 친척을 팔아보고, 돈도 슬쩍 건네는 게 아무렇지도 않은 관행이었던 시절에 살았기에 무척 신선하게 느껴졌다.

 

 테스트를 받으려고 서 있다가 난 술로 걸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기에 여자 경찰에게 수고한다느니, 너희들을 존경한다느니 헛소리를 지껄이는 내가 정말 취했다고 여겼을 것 같다.

 

 어쨋든 걸릴 때마다 온갖 변명이 통했던 건 이사온 지 얼마 안돼 길을 몰라서 그런다는 둥, 미국에 온지 오래되지 않아 스피드리밋을 몰랐다는 둥,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꺼내 봐주었나보다 했는데 이번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어떤 백인남자가 쓴 선글래스가 멋져보였다.

갑자기 안쓰던 선그래스를 꺼내 썼는데 유난히 까만 안경이었다. 잘 쓰지 않던 선글래스를 끼고 자동차등록사무소로 가는데 갑자기 경찰차가 가던 길을 돌려서 따라오는 게 아닌가?

둘러보니 주변에 차도 한대 없고 스피드표시도 안보였다.

 

  등록도 늦어서 117불을 떼고, 250불짜리 스피딩을 떼니 정신이 아찔하다.

다른 때같으면 변명이라도 해서 동정심이라도 살텐데 새까만 안경을 쓰고, 10년이나 된 면허증으로 무슨 변명을 하겠는가, 아예 포기하고 기다리니 무섭게 생긴 덩치큰 백인경찰이 티켓을 내민다. 너 얼마짜리 끊었니? 좀 감해주지 그랬니? 하니 법정에가 재판관에게 말하란다. 오? 그럼 여지가 있는거네.하고 가게에 오자마자 후배인 변호사에게 전화했다.

기록에 안남도록 하는 절차를 대충 듣고, MBA석사부부로 그런 일에 자주 연루돼  자주 벌금을 내는 후배에게서 경험담을 들었다.

 

 결론은 132불 사무용비용을 코트에 내고 방어운전교육을 받아 3개월동안 위반없이 잘 다녔다는 기록을 갖고 오면 디스미스시켜준다는 것과,아니면 250불 벌금을 내고 방어운전교육을 받고 기록만 없애주는 두가지중 어떤 걸 택할래?하기에 첫번 째로 하겠다고 했다.등록은 벌금10불을 내고 끝났고.

며칠 전 6시간 코스인 방어운전교육을 온라인으로 무사히 받고 시험에 패스했다.

안써도 될 비용 문 것과 순간 당황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제 법규를 잘 지켜야지,하면서도 달리다가 계기판을 보면 여전히 10마일이상 넘어있다.

 

 다들 70-80마일로 달리는 하이웨이에서 나 혼자 60마일로 달리는 게 더 힘들지만 언제 나타날 지모르는 교통경찰에게 빌미를 줄 필요는 없다.미국이 아무리 썩었느니 정치가,재벌들은 더 부패했느니 하지만 98%의 대다수국민들은 착하고 선량하고 질서를 잘 지키고, 고지식하게 남의 것 탐내지 않고 산다.

너무도 착한 그들을 보며 미국이 금방 무너질 것처럼 법석을 떠는 언론의 과장에 웃음짓는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도 누군가 보는 듯이 행동하는 국민이 있는 한 그 나라는 망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