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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법정스님의 말하는 죽음이야기 2- 스코트 니어링의 유언

헬렌의 전화영어 2016. 3. 8. 20:57

잎 지고 난 자리에 새 움이 돋는다 2

1999111일 선화회 초청 법회 -법정스님


제가 최근에 읽은 책의 저자 중에 스코트 니어링이란 분이 있습니다.

미국분인데, 철인哲人이면서 저술가로 백 살까지 사셨습니다. 또 돌아가실 때까지 육체적인 노동을 많이 한 사람입니다. 돌집을 여러 채 지었습니다.

이분 아내인 헬렌은 스코트가 죽은 후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라는 책을 통해 자기 남편에 대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여기에 스코트 니어링이 남긴 유언이 있습니다. 1963년 처음 기록했다가, 다시 1968년에 수정한 후, 마지막으로 1982년에 수정한 글입니다. 엄격히 말하면 유언입니다.

 

마지막 죽을병이 오면 나는 죽음의 과정이 다음과 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길 바란다.

나는 병원 아니고 집에 있기를 바란다.

나는 어떤 의사도 곁에 없기를 바란다.

의학은 삶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며,

죽음에 대해서도 무지한 것처럼 보인다.

 

백 살까지 살다 간 세계적인 지성인이 이런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의사분도 계시지만, 의사들도 언젠가는 죽습니다. 부처님도 죽고 예수님도 죽습니다. 죽음 앞에서는 누구도 어떻게 해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럴 수 있다면 나는 죽음이 다가왔을 무렵에

집이 아닌 열린 곳에 있기를 바란다.

어디 노지에서 나무 밑이라든가,

나는 단식을 하다 죽고 싶다.

그러므로 죽음이 다가오면 나는 음식을 끊고

할 수 있으면 마시는 것도 끊기를 바란다.

나는 죽음의 과정을 예민하게 느끼고 싶다.

그러므로 어떤 진정제, 진통제, 마취제도 필요 없다.

나는 되도록 빠르고 조용하게 가고 싶다.

따라서 주사, 심장충격, 강제 급식, 산소 주입,

또는 수혈을 바라지 않는다.

회한에 젖거나 슬픔에 잠길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자리를 함께할지 모르니

사람들은 마음과 행동의 조용함, 위엄, 이해,

기쁨과 평화로움을 갖추어서

죽음의 경험을 함께 나누기 바란다.

 

자기가 죽어갈 때 산소호흡이나 수혈이나 심장충격, 주사, 이런 것은 다 필요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자기가 죽어 갈 때 곁에 누가 있다면 같이 죽음을 함께 경험해 주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죽음은 방대한 경험의 영역이다.

나는 힘이 닿는 한 열심히 충만하게 살아왔으므로

기쁘게 희망에 차서 간다.

죽음은 옮겨 다니거나 깨어난다.

 

죽음은 이렇게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겨가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잠드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각성으로 깨어나는 것입니다.

 

모든 삶의 다른 부분에서처럼 오는 경우는 환영해야 한다.

 

죽음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맞이하라는 것입니다.

장례 절차와 부수적인 일들에 대해서도 그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떤 장례 업체나 그 밖의 직업으로 시체를 다루는 사람의

조언을 받거나 불러들여서는 안 된다.

어떤 식으로든 이들이 내 몸을

처리하는 데 관여해서는 안 된다.

내가 죽은 뒤 되도록 빨리

내 친구들이 내 몸에 작업복을 입혀서

침낭 속에 넣은 다음 소나무 상자로 만든

보통의 나무 상자에 누이기를 바란다.

상자 안이나 위에도 어떤 장식도 치장도 해서는 안 된다.

 

평소에 그가 입었던 작업복을 입혀서, 어디 여행 떠날 때 훌훌 떠나듯 그렇게 보내 달라는 것입니다. 관에 야단스럽게 장식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옷을 입힌 몸은 내가 요금을 내고 회원이 된

메인 주 5번 화장터로 보내어 조용히 화장되기를 바란다.

어떤 장례식도 열어서는 안 된다.

어떤 상황에서든 죽음과 재의 처분 사이에

어떤 식으로든 설교나 설교사나 목사,

그 밖의 직업 종교인이 주관해서는 안 된다.


화장이 끝난 뒤 되도록 빨리 나의 아내 헬렌 니어링,

만약 헬렌이 나보다 먼저 가거나 그렇게 할 수 없을 때에는

누군가 다른 친구가 재를 거두어 바다가 바라보이는

우리 땅 나무 아래 뿌려 주기 바란다.

나는 이 맑은 의식으로 모든 요청을 하는 바이며

이러한 요청들이 내 뒤에 계속 살아가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존중되기를 바란다.

 

이것이 유언인데, 누구나 그렇게 하라는 것이 아니고 백살까지 살다 간 스코트 니어링이 자기 최후를 이런 식으로 마감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들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로 공감되는 바가 많았습니다.

수행자도 아닌 사람이 그 어떤 수행자보다 깊은 죽음에 대한 이해를 드러내 보이고 있습니다.

그는 또 삶에서 우리가 실천해야 할 몇 가지 충고를 하고 있습니다. (계속)


출처 : 아미타불과 함께하는 마음의 고향 무주선원
글쓴이 : dalm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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