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 상식 ˚♡。ㅡ/├ 자연치유법

슬로우 후드의 실천을 위하여

헬렌의 전화영어 2014. 6. 25. 08:11

 

참 바쁘게 살았다.

지구를 반바퀴 돌아 머나면 남의 땅에 가서 십삼년, 남의 나라 사람이 되어 돌아왔다.

목표를 세우면 무조건 돌진해 달성을 하고야 마는 성격이라 도착하자마자 무역회사를 차리고, 영주권을 취득하고,

시민권을 따기까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일하고,  공부하며, 시민권까지 따고보니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현재까지 살아온 삶이 쫒기듯, 목표를 향해 돌진한 경주마처럼 허탈해졌다.

늘 꿈꾸고 준비해 왔던 제2의 삶을 향해 가고 있는 지금의 생활은 '천천히 가기, 인생의 4장을 열고 준비하는 것'이다.

 

  숲 옆에 집이 있다. 창을 열면 텃밭이 보인다. 텃밭은 온갖 채소와 꽃들로 덮혀 있다.

아침이면 온갖 새들이 인사를 한다. 이름을 알 수 있는 새는 오로지 뻐꾸기뿐, 간밤에 소쩍새도 다녀갔다.

 미국에선 소쩍새 울음소리를 들어보지 못해 가장 궁금하고 그리웠던 소리였는데 간밤에 드디어 집옆에 날아와 울다 갔다.

그동안 한국이 너무 변했다.

이제는 전국민의 외식이 생활화되었고,맛있는 음식을 찾아 전국을 헤매고 다닌다.

식도락가였던 나도 냉면 한그릇 먹기 위해, 적성, 양평, 대전을 오르내렸는데 이젠  모두 그런 것같이 보인다.

 또 전국민이 의사이고, 자연식 강사이고, 효소박사이며, 자연식마니아들 같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무 많이 먹는 것 같다.

나도 한때 과식을 밥먹듯 하고 육식을 주로 해 어릴 적 깨끗했던 몸은 여기저기서 이상을 일으켰다.

 

  집안의 내력이 있는 당뇨는 내당능 상태이고, 콜레스테롤도 턱걸이 수준, 자궁안에는 혹이 여러개 있다 하고,

난소에도 혹이 있어 6개월에 한번 꼭 검진을 받아야 한단다. 맥박이 빠르니 갑상선 이상을 검사받으라는

미국의사의 소견도 있었다.

자연식 위주라고는 하지만 오랫동안 육식을 해왔던 터라 쉽게 포기를 못하고,

미국에선 바베큐,  스테이크, 타코, 햄버거, 피자, 중국식, 갈비 등을 일주일 식단의 1/3정도는 먹은 것 같다.

집에 있을 때는 한식위주였으나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었고, 한국에 돌아와 뒤늦은 학업을 계속하며 발효식품을 연구했다.

연구과정에서 나오는 발효식품들을 주식으로 하며 가급적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자제하니,

 외식의 단골메뉴인 고기들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식초요법, 생식요법. 소식, 자연식사, 남들이 하는 자연 치유식을 하나하나 실천하며 살아온 것이 어느 새 십년이 넘은 것이다.

매일 체크하는 혈당치는 이제 설탕을 먹어도 변화가 없고, 비터멜론, 오미자, 구기자, 상황버섯, 씀바귀, 고들빼기,

당귀, 상추, 질경이, 민들레, 무화과, 브로콜리, 적양배추, 도라지, 솔잎등을 식초만들고, 효소 만들어, 생으로 먹는 동안

 한방식품학 석사학위 연구자료도 되었고, 내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의 재료도 되었다.

 

  얼마 전 난소의 2cm짜리 혹이 없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자궁적출을 해 암에 대한 걱정을 없애라는 의사의 권유를 받았다.

 6개월에 한번씩 초음파검사를 받으러 오라는 의사의 말을 산부인과 진료에 대한 거부감으로 5년 동안

가지 않고 하늘에 내 목숨을 맡겼다. 하지만 스스로 노력은 해야 한다는 각오로 공부하며, 자연식을 실천했다.

하지만 먹고 싶었던 한국의 치맥과 갈비, 삼겹살도 가끔 즐겼고,

무교동 낙지, 명동의 칼국수, 동해안 회, 한국식 햄버거, 피자, 제과점 빵도 즐기고

믹스커피의 달달함도 아직 못끊고 있지만, 그들을 먹고 난 후 독과 해를 상쇄시키고자 더 많은 생야채를 먹곤 한다.

  아직 더 임상실험중인 것들은 얼굴의 미백, 주름제거, 탈모예방, 흰머리 검게  등등이다.

아침식사로는 상추, 쑥갓, 겨자잎, 참나물, 비듬나물, 치커리, 케일 등을 갈아넣고 미강과 사과식초, 도라지효소, 잣등을 넣어 먹는다.

점심은 혼자 먹을 때는 비슷하게 먹거나 빵에 오디잼, 오미자효소를 곁들여 먹고,

다시 저녁에는 밥이나 두부, 견과류와 위의 야채에 민들레, 씀바귀, 고들빼기, 미나리, 토마토, 쑥, 질경이, 취나물, 산딸기, 바나나등을

갈아 먹거나 된장에 마늘, 고추, 청국장 가루, 유자가루, 낫또 등을 넣어 찍어 먹는다.

 

   진정한 슬로우 후드를 위해 이 모든 것들은 직접 만든다. 앞뒤 텃밭에 모두 기르는 것들이다.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심고, 김을 매고, 물을 주고, 벌레를 잡아주고, 긴 겨울을 위해 저장하고,

스캇과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을 하나하나 실천하는 준비과정이다.

쓰디쓴 민들레와 고들빼기가 달게 느껴지고, 고기의 누린내가 역겹게 여겨질 때, 그때가 가까워 오고 있는 것 같다.

 진정한 슬로우 후드를 실천하고자 오랜 세월 준비했던 것이 이제야 직접적인 실천의 단계로 들어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