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전통주 70여종 시음했어요
△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지난 20일 (사)한국전통음식 연구소 10층에서는
전통주 시음회가 열렸다. 행사를 주최한 질시루 전통주분과는 앞으로 석달마다 전통주시음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 역사를 보면 오래된 문명은 반드시 아름다운 술을 가지고 있고...(중략)... 뛰어난 술을 가진 국민은 선진 문화의 소유자이다. 라고 해도 좋다."
「세계의 술」, 「일본의 술」의 저자이자, 세계적인 술 권위자인 사카구치킨이치로(미생물학자)의 말이다.
그래서일까? 현대에 와서 술은 문화를 전파하는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일찍부터 와인=문화라는 공식을 심는데 성공한 프랑스. 와인은 그들의 문화를 만들었고, 그들의 문화는 세계인을 매료시키고 있다. 자국의 전통주인 와인이 세계의 문화가 되면서, 문화강국으로서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술의 힘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에는 일본의 사케가 세계술의 반열에 올라서고 있다. 그들이 프랑스의 와인을 벤치마킹했는지 확인할 길은 없다. 다만 사케 역시 문화라는 인식을 심는데 성공한 건 확실해 보인다. 시대를 선점하는 뉴요커와 유행을 몸에 두른 파리지앵들이 사케를 즐겨 마시니 말이다. 이처럼 선진문화를 일궈낸 일본과 프랑스. 이들 두 나라가 뛰어난 술을 가졌다는 공통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프랑스나 일본의 예에서 보듯, 문화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전통주부활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그간 전통주는 정부주도로 말살시킨 감이 없잖아 있었다. 전통주는 조세를 걷는데 방해물로 치부하곤 했으니 말이다. 때문에 집집마다 각양각색의 개성 넘치는 술을 빚었던 우리의 가양주문화는 상당부분 맥이 단절되거나 사라지고 말았다.
우리 술을 사랑하고 즐겼던 선조들은 찬란한 문화유산을 남겼지만, 우리 술을 탄압한 근대화의 정부는 과연 어떠한 문화를 만들어냈을까? 술이 한 나라의 문화를 대변하는 위상을 지니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뛰어난 술을 가진 국민은 선진 문화의 소유자이다...." 라고 말한 사카구치킨이치로 박사의 말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전통주의 향기가 피워 오른다
한편으론 전통주 복원과 부흥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그나마 위안은 된다. 지난 20(금)일 (사)한국전통음식 연구소 10층에서는 질시루 전통주분과에서 주최한 전통주시음회가 열렸었다. ‘색이 있는 막걸리의 향연’ 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시음회에서는, 약 70여종에 이르는 우리 전통주가 색과 맛, 향기를 뽐냈다. 맛객은 3시부터 8시까지 시음을 하면서 우리 전통주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품게 되었다. 전통주에 열정을 쏟은 관계자 모든 분들에게 마음속으로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여기서부터는 전통주 시음회장으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일시 3월 20일(금) 오후 3시~밤 8시. 장소는 (사)한국전토음식연구소 10층이었습니다.
3시 조금 넘은 시각에 도착했습니다. 아직은 인원이 그리 많지 않네요. 지난 2월 삼성역의 한 호텔에서 열렸던 와인 테스팅에 몰린 인파에 비하면 참 대비되네요. 아무튼 그땐 너무번잡해서 와인 테스팅이란 행사가 무색할정도로 시장판같았는데 여긴 오히려 방해받지 않고 음미할 수 있는 장점도 있네요.
윤숙자소장님과 농림수산부 쌀 부문 담당자, 이상균 전통주제조자께서 인삿말을 하고 있습니다.
전통주의 장점과 관심을 당부하는 내용입니다.
돼지고기 편육
참석하신 분들에게 나눠줄 순곡막걸리가 쌓여져 있습니다.
삼해주/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널리 애용했던 술인데 지금은 맥이 끊기다시피 했죠.
삼해주 기능보유자이신 권희자 선생이 맥을 잊고 있습니다.
표고버섯주/ 표고의 향이 약해서 의외였던...
송엽주/ 덧술시 고두밥에 부재료로 솔잎을 사용해서 빚었네요. 솔잎향이 참 좋았던....
오죽잎주/ 대나무잎이 들어가서 그런시 사늘한 느낌... 여름철에 마시면 좋을려나
다양한 막걸리가 차려졌습니다. 술의 모든 색상은 천연재료에서 뽑아 냈습니다.
뽕잎막걸리/
단호박막걸리/ 두 사람의 단호박막걸리가 있었는데요. 사람들이 이 술이 더 맛있다고 해서 맛을 보니 다른 단호박막걸리에 비해 단맛이 더 나더군요. 그래, 사람들은 역시 단맛에 민감하구나 생각했습니다. 꼭 단맛의 영향이 아니더라도 이 술이 더 맛있었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맛을 맛과 동일시하는 건 아닌가 각자 자각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 꼭 막걸리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고요. 여러분이 즐기는 음식에서도.
단호박막걸리/ 이건 단호박막걸리이면서 색상이 또 다르네요.
홍국막걸리/ 우리 막걸리도 눈으로 먹는 시대가 도래했나요? 인공색소가 아니라 천연재료에서 얻은 색상이라
더욱 아름답습니다.
참숯막걸리/ 개인적으로 참 인상깊었던 술입니다. 흑빛이라 신비감이 돌 뿐 아니라, 숯가루로 인한 묘한 질감은 잊혀지질 않네요.
고구마막걸리/
자색고구마막걸리/
흑미막걸리/
오디막걸리/
녹차막걸리/
소개할 술이 많네요. 여기서 맺고 2편에서 마저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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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객 인터뷰 동영상보기( http://blog.naver.com/ihanzi/120065838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