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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고 또 비우기
헬렌의 전화영어
2008. 12. 4. 19:07
나의 방안에는 아무 것도 없다
남들이 소중히 여기는 보석도
귀한 옷도, 가구도 없다.
그래도 다시한번 둘러본다.
더 버릴 것 없나
그래도 아직 버릴 것이 남아있다.
책상과, 책장의 책들.
안락의자 하나,
언제 버려도 아깝지 않을
몇 개의 소품들,옷들
언제부터인가
비우기 시작했다.
비우면 또 채워지고
버리면 어느 새
방안이 꽉 차 있다.
언제 이 욕심 다 사라지려나
그래도 죽는 날까지
함께 가야할 것은
박스 몇개에 가득 담겨질
소중한 책들
나의 친구들이다.
외로울 때 꺼내어 들추어보는
사람이 그리울 때
그 마음 잠재우는
비우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지혜가 있는
나의 가장 아끼는
친구들이다.
언제 버려도 아깝지 않을 것만
주변에 둔다.
스님의 빈방의 벽에 걸린
바랑하나 떠올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