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의 전화영어 2008. 12. 2. 03:49

가없는 母情…아들 뒷바라지 위해 같은 대학 진학

경향신문 | 기사입력 2008.12.01 18:04

10대 여성, 강원지역 인기기사 자세히보기


ㆍ"학사모 꿈 되살려준 아들에게 되레 감사"

40대 주부가 신체장애를 가진 아들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아들과 함께 같은 대학, 같은 과에 진학했다.

1일 계명대에 따르면 2009학년도 미술대 서예과 수시 2학기 신입생 모집에 백경화씨(43·여·대구 달서구 용산동)와 아들 이시원군(18)이 나란히 합격했다.

어머니 백씨는 대구의 모 여상을 졸업한 뒤 가정형편 등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했으나, 아들의 대학생활을 돕고 자신도 배움의 끈을 잇고 싶어 늦깎이 공부를 시작, '캠퍼스 동행'을 이뤄냈다.

백씨는 "한으로 남아 있던 대학생활을 아들 덕분에 할 수 있게 돼 말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고 밝혔다.

아들 시원군은 6살 때부터 근육세포가 퇴화되면서 다리가 마비되는 근이양증에 걸렸다. 어린 시절에는 넘어지기 일쑤였고,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는 증세가 심해져 휠체어에 의존해야 했다. 백씨는 그 때부터 아들의 손발이 되어 등·하교에 동참했다. 이후 시원군은 대학 진학의 꿈을 접지 않았고, 백씨도 그런 아들을 지켜보며 공부를 시작했다. 계명대 서예과는 시원군이 평소 붓글씨에 큰 관심을 보여온 데다 만학도를 위한 전형도 있어 이들 모자는 기꺼이 선택했다.

백씨는 "원하던 것을 얻어 기쁘기도 하고 떨리기도 한다"며 "자식뻘인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아들 시원군도 "엄마가 곁에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푸근하다"며 "알차게 대학생활을 보내 부모님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남편 이채일씨(50·건설업)도 '모자의 아름다운 동행'을 적극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명대는 이날 모자의 학구열을 감안해 시원군에게는 4년간 등록금 전액의 특별장학금을, 백씨에게는 근로장학금 지급 등을 통해 학교생활을 지원해 줄 방침이다.

< 대구 | 박태우기자 >
- 재취업·전직지원 무료 서비스 가기 -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