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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스를 강타한 경제쓰나미
헬렌의 전화영어
2008. 10. 28. 06:25
한인타운에 상륙한 ‘경제불황 쓰나미’
자고 일어나면 문 닫는 한인 사업체 최근 속출, 일부는 업주 잠적 경우도 발생
DATE 08-10-2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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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업원, 건물주, 채무자 등 피해자 발생 … “한인끼리는 도와야” 목소리 높아져
한인 C 모 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문을 열고 있던 인근 한인 레스토랑을 수금차 찾았는데, 식당에 문이 잠겨있고, ‘For Lease’ 사인이 붙어있는가 하면, 내부는 공사 중인 것처럼 어수선해 보인데다 잠겨진 문 앞에는 메일이 수북히 쌓여 있던 것.
한눈에도 식당이 문을 닫았고, 또 주인 역시 연락이 안되는 것으로 미뤄 이미 그 곳을 ‘뜬’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최근 한인타운이 불경기의 ‘직격탄’을 맞고 휘청거리고 있는 모습이 나날이 눈에 띄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문을 닫았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인 운영 업소들이 졸지에 문을 닫는가 하면, 파산 및 빚 부담 등으로 한인 업주들마저 ‘잠적’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해지고 있다. 달라스 한인타운은 물론 캐롤턴, 플레이노에 이르기까지 시작한 지 얼마 안돼 문을 닫는 사업체도 늘어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 경제 불황에도 그마나 괜찮은 편이라고 여겨지던 DFW 지역이었기에 한 때 한인들도 유사업종 사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오픈되기도 했는데, 그 여파로 과다 경쟁과 최근 경기 침체의 한파에 결국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는 사례가 많아진 것. 주변인에게 피해 준 사례들
문제는 이렇게 문을 닫는 사업체와 그 업주도 ‘울쌍’이겠지만, 그로 인한 파생적인 피해자가 적지않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문을 닫은 한 한인업소의 건물주가 그런 경우다. 그동안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것을 감안해 임대료 등 여러가지 편의를 봐주고 있었는데 그 사업체가 하루 아침에 문들 닫는 바람에 그간 밀린 임대료는 둘째치고, 그 자리에 선뜻 입주하겠다는 사람도 없어 난감해진 경우다. 물론 ‘오죽 급했으면 그랬을까’라고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런 대책이나 조치 없이 업주가 떠나는 바람에 그로 인해 여러가지 법적 절차를 혼자서 치러내야 하는 건물주의 입장은 ‘어처구니 없다’는 말로 표현될 수 밖에 없다. 하루 아침에 문을 닫은 업소에서 일하던 종업원들이 겪는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월급제로 일하던 한 종업원의 경우 업주가 도산하기 하루 전 받은 수표가 바운스 나는 바람에 난감해진 상태다. 그달 벌어 그달 먹고 사는 형편에선 한숨만 나오는 중이다. “비즈니스가 예전같지 않은 것은 눈치채고 있었지만, 요즘같은 경기에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말하며 안심시키던 주인의 뻔뻔한 얼굴이 떠올라 더 화가 치밉니다.” 이와는 반대로, 다른 한인 업소에서 일하던 종업원은 업주가 솔직하게 사업상의 어려움을 털어놓고 ‘도와달라’고 종업원에게 부탁을 한 경우도 있다고 전한다. 나중에 사업이 잘되면 그 때 도와준 모든 것에 보답하겠다며 당분간 함께 고생하자고 종업원을 설득한 것. 이 종업원은 업주와의 의리도 있고 평소 약속은 철저하게 지키던 업주였던 터라 ‘같은 한인끼리 어려울 때 서로 돕자’는 마음으로 적은 보수에도 군말없이 일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업주마저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버리고 모든 연락을 끓었다는 것이다. “누구보다도 우리 종업원들의 생활을 잘 알고 있었고, 또 평소 가족처럼 지내왔는데…”라며 배신감을 전하는 그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사업체를 닫고 잠적하기 전에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돈을 챙기는’ 경우도 종종 있어, 그로 인한 피해자도 속출하고 있다. 문 닫을 사업체를 이중으로 매매 계약을 하려던 경우도 있었다. 물론 사전에 탄로가 나 피해가 없었지만 ‘하마터면 큰 일날 뻔 했다’는 게 해당 한인들의 말이다. 이 사실을 제보한 한인 K 모 씨는 사라진 업주와 평소 잘 알고 지냈던 사이라 의심없이 업주가 급하다고 부탁한 자금을 미리 주려 했는데 우연히 그 업소가 이미 다른 한인에게 팔렸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 해당 업주는 달라스에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다는 것. “하마터면 큰 돈을 잃을 뻔했다”며 K 모 씨는 기막혀 했다. 체감 경제 ‘최악’이라는 견해
최근 사업체를 닫고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 한인 업주 중에는 곗돈 수만 달러를 챙겨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업주도 있다.
이에 대한 제보자는 “처음부터 작정을 하고 현금을 마련한 것 같다”며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그렇지, 언니 동생 하면서 친 자매처럼 지내왔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전해왔다. 이런 소식을 접한 한인들은 문 닫은 업체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히고 사라지는 업주들에 대해서는 “같은 한인끼리 해서는 안되는 짓”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또한 “적어도 열심히 일해주던 종업원들에게는 미리 귀뜸을 해줘서 새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했지 않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피해를 본 한 종업원의 경우, 새로 취직을 해도 유사업종에 직장을 구할 확률이 큰데 도대체 어떤 업소에 취직해야 하며 누굴 믿고 일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열심히 일해줘도 ‘업주 마음대로’ 업소 문을 닫고 사라져 버리는 풍토에서 누굴 믿고 일할 수 있겠느냐는 ‘자포자기’의 표현이기도 했다. 물론 일부 한인 업주의 소행 때문에 모든 유사 업종의 업주가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은 옳지 않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문 닫은 업소와 유사한 업종의 경우 ‘도미노 현상’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기에 똑같은 업주가 줄줄히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P 모 씨는 “달라스에 이민온 후부터 20년 가량 같은 비즈니스를 해오고 있지만 요즘같은 적은 없었다”며 “이 사업으로 아이들 공부시켰는데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고 현재 위기를 실감나게 전했다. 말로만 듣던 ‘지표상의 경제 위기’가 한인타운에 실물 경제로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그 속도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하는 사업자 H 모 씨는 “제발 한동안 그러다가 제 자리를 찾아야 할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생존 위해서 한인끼린 뭉치자
이런 위기를 돌파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움직임도 부쩍 눈에 띈다. 예전에는 상품으로만 승부했었는데 이제는 인테리어에도 신경쓰고 또 각종 아이디어 상품이나 가격 할인제도 등을 쏟아내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려는 업소도 있다. 최근 문을 닫은 한 업소 주인의 경우, 그 분야에서 수십년 경험이 있는 베테랑인데다 자금도 넉넉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도 ‘고배’를 마신 것 같아 충격을 주고 있다. 결국 ‘경제 한파 앞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래서인지 최근 오픈해 보기 드문 ‘성황’을 이루고 있는 업소들도 되도록 조심스럽게 상황을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 한인식당의 경우, 손님이 줄서 있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면서도 “신생 업소라 그럴 수 있으니, 더 노력해 손님을 놓치지 않겠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인들은 경제가 되살아나 이런 어려움이 한순간이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하며, 일부에서는 경제 위기 타파를 주제로 한 세미나 등을 베풀며 ‘살아남는 사업체가 되자’는 방안을 강구하기도 했다. 경제 불황의 ‘쓰나미’를 혹독하게 체감하고 있는 한인 타운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최소한 한인끼리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이 난관을 헤쳐가는 게 최선 아니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할 시기다. 김지민 기자 jm@wnewskorea |